코로나 19로 인해 한국은 경기 침체를 겪었으나, 배달 산업만큼은 엄청난 부흥을 맞이했다. 결제금액은 2019년 8월 5332억 원, 2020년 8월 1조 671억 원, 2021년 8월 1조 9087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9%, 재작년 동월 대비 258% 성장했다. 그리고 기업들은 ‘배달비’를 책정하게 되었다. 2018년 5월경 교촌치킨이 배달비 2,000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이 배달비용은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더니, 2023년 현재 배달비는 3,000~5,000원, 심한 경우 1만 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포용성장 및 지속가능성 관련 외식업 분야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2만 원어치 소비자들이 적정 배달료로 꼽은 평균 금액은 약 1,617원으로, 현재 배달비와는 차이가 크다. 단순 기업의 욕심 때문에 이런 배달비가 책정된 것이라고 하기엔, 대표 기업인 ‘배달의 민족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였다. 원인은 우리가 사회 시간에 배웠던 수요와 공급에 있었다.
첫 번째 원인은 단건 배달 시스템이다. 배달 앱이 생기기 전엔 음식점 자체적으로 라이더를 고용하였다. 이때는 신속 배달로 품질이 좋은 음식을 배달하여 좋은 평점을 얻건, 여러 군데를 들리지만, 음식을 많이 팔아 이익을 많이 보는 방식으로 운영하건 그 결과는 사장이 온전히 받아들이면 되는 문제였다. 그러나 배달 앱의 탄생으로, 배달이 느리게 가면 그 책임은 배달업체가 아니라 음식점의 평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달 업체는 단건 배달 시스템을 도입했다. 돈을 더 주는 대신 한 번에 한 집씩 배달하게 되는 것이다. 서비스의 질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라이더 공급이 필요했다. 기업들은 라이더를 유지하고자 라이더에게 더욱 높은 임금을 지급하게 되었고, 기업들 사이의 출혈 경쟁으로 인상된 요금을 음식점과 소비자에게로 넘기게 되었다.
두 번째 원인은 중간 유통업자, ‘배달대행업체’의 개입에 있다. 배달업은 점심시간, 저녁 시간에 일이 몰리기 마련이다. 배달 플랫폼은 이것을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해결하게 되었다. 배달 플랫폼 소속 라이더뿐만 아니라, 라이더 하청을 맡기는 것이다. 고객, 배달 플랫폼, 음식점, 배달 대행업체, 라이더로 총 다섯 관계자 시스템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배달대행업체들은 제 몫을 챙기기 시작했다. 기본 배달비 3,000-4,000원에, 심야∙폭염∙우천시 500-1000원 가량을 더 받는다. 또한 기본거리를 초과한다면 100m당 100원씩 요금이 붙는다. 이를 고객과 음식점이 부담하는 것이다.
세번째 원인은 물가 상승에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 원유 생산국이다. 석유 수출로는 세계 1위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고, 우리나라도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세계적 곡창지대이다. 우크라이나가 곡물 생산을 할 수 없게 되자 국제 곡물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곡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올해 들어 60%, 옥수수 가격은 30% 뛰었다.
배달비 인상은 여러 주체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일어났다. 하지만 배달비 상승을 막는 요인들도 있다. 2022년 5월 산재보험법 개정으로 2023년 7월 1일부터 여러 사업에 노무를 제공하는 특수고용직도 산재보험을 들 수 있게 되었다. 산재보험의 보험혜택 기준이 전에는 한 업체에서 주 60시간 이상이었기에, 여러 배달업체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은 산재보험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업장에 관계없이 산재보험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라이더의 처우 개선은 라이더 수 증가로 이루어진다. 또한 엔데믹으로 인해 배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에, 시장 안정화가 되면서 배달대행업체로의 의존성이 떨어질 것이다. 배달 카테고리는 화장품, 식료품, 의약품 등 늘어나기에 배달대행업체는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향이 있다.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인 배달 가격 형성에 힘썼으면 하는 바람이다.